투자 이야기/주식투자 이야기

주식투자와 지록위마

개똥 철학자 2023. 5. 18.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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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록위마 指鹿爲馬

 

 

진시황이 죽자 환관 조고는 진시황의 유언을 어기고 어린 호해를 황제의 자리에 앉혔다. 조고는 어리석고 쾌락만을 추구하는 호해를 이용하고 권력을 장악했다. 재상 자리에까지 앉은 조고는 황제의 자리까지 넘보게 됐다. 역모를 준비하던 조고는 자신을 반대하는 신하를 찾기 위해 한가지 시험을 한다.

 

황제에게 사슴을 바치며 조고는 말했다.

 

황제 폐하 말을 바치옵니다.”

그러자 황제가 신하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이것은 사슴이지 말이 아닙니다. 이것을 왜 말이라고 하십니까 승상, 그렇지 않습니까?”

 

하지만 신하들은 조고가 두려워 사슴을 말이라고 했다. 조고는 신하중에서 사슴이라고 말한 자들의 얼굴을 기억해 뒀다가 모두 죽였다. 그 이후 조고의 말을 반박하는 이는 없었다.

 

황제를 나라고 생각하고 또 신하들 중 하나를 나라고 생각해보자. 우린 지금도 수많은 가짜뉴스와, 속칭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의 의견, 혹은 인기가 좋은 유투버나 수익률이 훌륭하다는 어느 투자자의 말이 맞다고 여기지 않는가?

 

 조금 이상한데? 상식과 벗어나는데? 저게 맞을까? 하는 의심을 하면서도 혹시라도 내가 불이익을 얻을까, 남들처럼 수익을 얻지 못할까 하는 두려움과 욕심이 앞서 그들의 말이 맞다고 여기며 스스로를 세뇌하고 있지는 않은가?

 

 최종 결정을 하는 당신은 황제다. 하지만 그 정보를 분석하고 걸러내는 신하도 당신이다.

 

신하인 당신은 황제인 당신에게 이 전문가의 말은 잘못됐다. 이 유투버의 선동은 잘못됐다. 모두가 맞다고 하지만 그들은 광기다.”라고 말하고 있는가?

 

 유동성이 넘치던 시기에는 모든 것이 좋았다. 적자가 나는 회사도, 추가로 돈이 들어오지 않으면 시스템이 마비되는 다단계성 폰지 상품도. 아무 종목이나 찍으면 올라가니 신이 나서 떠들던 업계 종사자나. 유투버들도. 그리고 그들의 말을 듣고 매수해도 돈을 벌던 당신들도 모두 좋았다.

 

물이 빠지면 누가 발가벗고 수영을 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다. -워런 버핏-

 

긴축의 시대가 오자 좋았던 모든 것들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틀렸음을 몰랐던 사람들도. 틀렸음을 알았지만 욕심과 두려움으로 멈추지 못했던 사람들도 모두 발가벗고 수영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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