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나의 투자 원칙 [체크 리스트]

나의 투자 원칙에서 개별 종목을 매매하는 과정은 지수 투자보다 조금 더 까다롭다.
아무래도 지수 투자보다 심리적인 부분에서 개별종목이 더 큰 영향을 받기에 많은 부분에서 최대한 조심하려고 노력한다.
매매를 위한 종목을 선별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과정은 체크리스트다.
나만의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서 모든 부분에서 합격점을 받은 종목만 매매한다.
까다롭게 고른 종목이 더 큰 수익률이 안겨주거나, 매수하자마자 수익권이지도 않으며, 매 거래마다 성공을 보장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조건에 부합하는 종목만 매수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종목보다 실패할 가능성이 적은 종목을 찾기 위함이다.
나는 건강이 받쳐주는 한 투자를 계속 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시간은 많이 남았기에 큰 성공보다, 적은 실패로 꾸준한 자산 증식을 하고싶다.
큰 성공은 큰 부를 가져다주지만, 큰 부를 지켜주는 역할을 못한다.
하지만 반대로 적은 실패는 부를 안전하게 지켜주고, 자산증식(복리)에 도움을 준다.
두 번째는 체크리스트를 만듦으로써 매매시에 원칙을 지키고 있는지 스스로 확인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첫 번째 이유가 성공으로 가는 가능성을 높여가는 과정이라면, 두 번째 이유는 나 스스로를 엄격하게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이다.
나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에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에너지를 소비하고 싶지 않다.
오로지 내가 통제 가능한 부분에서 노력하고, 에너지를 소비하고 싶다.
매매의 결과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그 전까지의 과정은 완벽하게 통제하고 싶다.
인간이 저지르는 수많은 오류들로부터 나를 지키고, 책임감이나 죄책감 없는 매매를 함으로써 매매 중독으로부터 나를 지키고 싶다.
그렇다면 내가 사용하는 체크리스트를 살펴보겠다.
재무제표
당연한 이야기지만 최소한의 재무제표는 확인한다. 나는 회계에 밝지 않기 때문에 자세히 본다고 재무제표에서 찾을 수 있는 큰 문제나 함정을 찾아내지는 못한다.
하지만 적어도 당연히 확인해야 하는 부분만 확인해도, 100%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 블래스완으로부터 나를 지킬 수 있다.
매출 > 매출은 매년 얼마나 늘어나는지, 동종업계 점유율, 영업이익률 정도만 확인한다. 조금 더 디테일 하게 보는 특수한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기업이 성장하는지를 확인하는 용도로 본다.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 영업이익이 적자인 회사는 투자하지 않는다. 특수한 이유로 한 두 분기정도 적자일 수 있지만 그 외에는 아예 보지 않는다. 그리고 매출대비 영업이익율을 동종업계 다른 기업과 비교하는 수준으로만 본다. 당기순이익 같은 경우 특별하게 많은 경우만 확인하는데, 크게 늘어나는 경우 회사의 자산 매각이기에 그 이유와, 해당 금액을 추후 어떻게 사용하는지 정도만 본다.
부채 > 유동자산 – 총부채가 마이너스일 경우 매매하지 않는다. 금융업이나 건설업의 경우 자산이 부채로 잡히기에 예외로 한다. 유동자산이 부채보다 많은 회사는 절대 망하지 않는다.
3년간 발행주식총수 > 유상증자나 전환사채는 주가의 변동폭을 크게 키우는 이슈다. 발행주식총수가 지속적으로 변하는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는다.(자사주 소각, 액면 병합이나 분할은 제외한다.)
PER / PBR/ ROE / EPS > 펀더멘탈은 대단히 유용한 정보다. 특히 PER과 ROE를 많이 보는 편인데 해당 지표 하나에 집중할 경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지만 체크리스트 중 하나라면 크게 도움된다. 특히 주식에서 100%는 없지만 기업의 실적 성장은 반드시 주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PER과 ROE는 잘만 사용한다면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매매하기 전 사업보고서 정도는 읽어 두면 좋다.
차트
이동평균선 > 나는 200일 선을 본다. 다른 건 보지 않는다. 200일선을 뚫고 내려가는 종목은 매수하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도 하락추세의 기업은 사지 않는다.
추세 > 마찬가지로 고점이 계속 낮아지는 종목도 매수하지 않는다. 반대로 관심 종목 중에서 저점이 높아지는 기업이 있다면 매수를 고려한다. (매수를 결정했다면 지지와 저항도 확인한다)
RS
RSI는 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보조지표지만 RS는 처음 들어보는 투자자들이 많을 것이다. 간단하게 얘기하자면 벤치마크 지수와 매수하려는 개별 종목의 차이를 나타내는 것인데, 국내를 기준으로 한다면 코스프의 변동성과 비교하는 것이다. 코스피가 오를 때 더 많이 오르는지, 코스피가 내릴 때 더 적게 내리는지가 중요하다.
종목 사이클
체크리스트 중에서 가장 주관적인 요소가 들어가는 부분이다. 주가를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누고 현재 종목의 주가가 어느정도 사이클에 있는지 확인한다. 겨울은 하락장을 나타내고 봄은 반등, 여름은 상승, 가을은 고점이다. 매수지점은 봄 혹은 여름 초입이다. 가을과 겨울에는 매수하지 않는다. 사계절을 구분하는 방식은 지극히 개인적인 판단이기에 공유하기 어렵다.
매크로 사이클
시장에도 사이클이 존재한다. 큰 추세가 만들어진 개별 종목은 시장의 사이클을 무시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종목은 시장의 사이클과 함께한다. 시장의 사이클 역시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눈다.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서 많은 시간을 들여 추적한다.
체크리스트는 위와 같다. 그리고 몇 가지 원칙이 추가된다.
분할매수
철저하게 분할 매수한다. 투자할 총 금액을 정하고, 단기, 중기, 장기 투자인지를 결정한다. 단기투자의 경우 10거래일 동안 나눠서 매집하고, 중기의 경우 30거래일로 나눠서 매집한다. 장기투자의 경우 기간을 정하지 않지만 1년 넘게 매집한다.
인내
종목을 스크리닝 하다 보면 당장 매수하고 싶은 종목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절대 인내해야 한다. 혼마 무네히사의 가르침에 따라 매수 결정까지 3일의 시간을 둔다. 가격의 변화를 보는 것보다 나의 심리가 충동적이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손절매
매수하기 전 반드시 손절라인을 정하고, 어떤 경우에도 손절라인에 닿으면 매도한다.
과열
장기투자를 목적으로 매수했어도 주가에 버블이 생기거나 단기간 과열이 된다면 매도한다. 판단의 기준점은 없다.
열번을 틀려도 한번의 성공 금액이 더 커야 한다.
실패했을 때 리스크가 나의 심리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 언젠가 공유하고 싶었던 나의 투자 원칙이다.
절대 어렵거나 거창하지 않다. 그럼에도 원칙을 지키는데 유혹이 많다.
모든 조건을 다 충족하는 종목을 찾기도 힘들고, 많은 시간이 든다. 일년동안 매매하는 종목이 총 열개가 넘지 않는다. 그래도 투자 원칙으로 성장하는 나의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다.
원칙은 앞으로 많은 공부를 통해 수정될 수 있다. 다시 말하지만 큰 성공을 위하기 보다, 적은 실패를 위해서 만든 원칙임을 알아주셨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