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와 기관투자의 차이(아우라의 몰락)
기관 투자자와 개인 투자자의 장단점은 명백하게 갈린다.
예전 주식 시장에서는 정보의 불균형으로 인해 브로커의 역할이 컸다.
개인 투자자는 펀드에 투자하거나 브로커를 통해서 정보를 얻고 투자하는 것이 능사였다.
하지만 정보의 발달로 주식시장에서 내부자 정보를 제외한다면 대다수의 정보는 누구라도 찾아볼 수 있다.
시장의 모든 정보는 누구라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에 이미 가격에 반영되어 있다.
이것이 효율적 시장가설 이론이다.
독일의 철학자 발터 벤야민은 기술의 발전으로 원작을 무한하게 복제할 수 있고, 복제작이 많아 질수록 원작의 힘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이를 “아우라의 몰락”이라고 말했다.
아우라의 몰락은 예술의 몰락을 불러왔지만 대중문화가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
인쇄술의 발전은 권력의 상징과도 같던 예술을 대중들도 즐길 수 있게 만들어 줬고 이는 대중문화의 발전의 기반이 됐다.
사진기술의 발전으로 영화 산업이 생겼고 대중들은 영화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대중은 모나리자와 같은 예술 작품을 보고 쉽게 비평하지 못하지만, 영화는 보면서 쉽게 비평할 수 있다. 대중이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능동적이고 주체적으로 발돋움한 것이다.
주식시장에서 통신의 발달로 인해 탄생한 인터넷은 정보의 불균형을 없앴다. 이는 아우라의 몰락과 같다. 대중은 이제 브로커와 기관 투자자에 의지하지 않고도 그들과 같은 정보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대중은 한 가지 편향에 빠져 있다. 바로 기관 투자자에 대한 선망이다.
경제학자들은 물리학 선망에 빠져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개인투자자는 기관투자자 선망에 빠져 있다.
기관투자와 개인투자는 사실 종목이 다르다.
시장이라는 공통된 필드에서 투자를 하지만 배구와 비치발리볼만큼 비슷하지만 완전히 다른 종목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기관투자 선망을 깨고 나오는 것이 개인투자자가 성공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기관투자자의 장점은 견고한 시스템과 충분한 자본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잘 짜인 계획하에 투자를 진행한다. 여러 곳에서 투자를 받은 돈으로 투자를 진행하기 때문에 자본도 충분하다. 장점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간혹 타인의 돈으로 투자하기에 도덕적 해이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기관투자의 단점도 명확하다. 그들은 다른 사람의 돈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성과가 필요하다. 성과가 없다면 투자된 돈은 금방 떠나기 때문이다.
전설의 투자자 피터 린치는 마젤란 펀드를 운용하는 13년간 연평균 수익률 29%를 달성했다.
하지만 그의 고객 50%는 돈을 벌지 못하고 오히려 손해를 봤다.
하락장을 견디지 못하고 환매했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가치투자자 장마리에베이야르는 2000년 아이티 버블 당시에 가치에 비해 가격이 터무니없이 높다는 이유로 기술주에 투자를 하지 않았다.
그는 고객의 돈을 50% 잃는 것보다, 고객을 50% 잃는 게 낫다고 말했다. 그리고 정말로 많은 고객을 잃었다. 결국 그의 펀드는 다른 회사로 팔려 나갔다. 당연하게도 그의 펀드는 엄청난 폭락장에서 선방할 수 있었다.
이렇듯 기관 투자자는 당장의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면 유지될 수 없다. 그래서 그들은 점점 빠르게 사고 팔 수밖에 없다. 시간지평이 짧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기가 어렵다. 이는 투자시장에서 대단히 큰 단점으로 작용한다.
개인 투자자는 어떨까? 개인투자자의 장점은 기관투자와 반대로 투자에 대해 그 어떤 평가도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엄청난 이점으로 작용하는데 시간지평을 마음대로 쓸 수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개인투자자들은 시간지평을 기관투자보다 짧게 잡는다. 그리고 정보의 발달로 그 시간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시간지평도 짧아지니 자신의 수익률에 자체적으로나 혹은 커뮤니티나 다른 수단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평가를 받는다.
그러니 성과에 더 집착할 수밖에 없다. 장점이 단점으로 바뀌는 것이다.
단점은 무엇일까? 일부 개인투자자는 자신의 원칙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해서 시스템 안에서 투자를 한다. 하지만 대다수의 개인 투자자들은 자신의 원칙도 시스템도 없다.
기관투자의 장점이 개인투자자에게는 단점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아직도 정보의 불균형으로 불평등한 조건에서 투자한다고 생각하는 개인투자자가 많다.
하지만 오히려 개인투자자가 기관투자자보다 훨씬 유리한 조건에서 투자할 수 있다.
자신의 의지만 있다면 말이다.
자신이 처한 상황과 환경을 투자에 유리하게 바꿔 보는 것은 어떨까?
그럼 더 이상 기관투자에 대한 선망에서 벗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