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이야기/주식투자 이야기

행동 경제학 1. 어림짐작

개똥 철학자 2023. 2. 3.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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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오류 1. 어림짐작

 

인간은 투자에 불리하게 진화했다.

 

 

무의식을 좌우하는 어림짐작은 눈으로 보고 대강 추측하는 것을 뜻한다. 생존이 목표였던 인류에게

어림짐작은 꼭 필요한 생존 기술이었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인류에게는, 특히 투자에 있어서

방해 요소이다. 그렇다면 인간은 언제 어림짐작으로 판단할까?

 

호모 사피엔스에게 호기심은 곧 죽음일 수 있었다. A부족이 사는 마을은 언덕으로 둘러 쌓여 있다.

언덕 너머의 세상이 궁금했지만 언덕너머로 고개를 내밀었을 때 죽임을 당할 수 있다.

언덕 너머에는 맹수가 있을 수도, 다른 부족의 호모 사피엔스들이 있을 수도 있었다.

 

어느 날 호기심이 많았던 한 호모 사피엔스가 언덕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궁금해

언덕 너머로 고개를 내밀었다. 그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못했다. 이제 A부족의 사람들은

언덕 너머에서 소리가 들려오면 위험하다고 여겼다.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언덕너머

소리는 위험이라 짐작하게 된 것이다.

 

 

A부족의 한 아이는 동그랗게 꽈리를 튼 뱀이 궁금해 손으로 만졌다. 그리고 뱀에 물려 죽었다.

A부족은 다시는 꽈리를 튼 뱀 가까이 가지 않게 됐다. 비슷하게 꽈리를 트고 있는 나무줄기,

꽈리를 튼 뱀 모양의 동물 변에도 지레짐작으로 위험을 느껴 피하게 된다. 시간이 흐르고

몇 세대가 지나서도 사람들은 같다. 위험을 가진 물체와 모양만 같아도, 소리만 같아도 위험으로 인지한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도 비슷한 이유다.

 

위험을 사단에 차단하기에 생존에는 분명 도움이 됐을 것이다. 하지만 언덕을 넘어야 더 비옥한

토지와 사냥감이 많았을지도 모르지만 A부족은 언덕을 넘지 않았다.

 

 

지금도 우리 인류는 비슷하다. 뱀을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도 처음 뱀을 보면 공포를

느끼며 위험을 느낀다. 인간의 뇌중 파충류의 뇌는 생존을 담당한다. 파충류의 뇌에 각인되어

진화된 인간은 원시시대의 인간과 다를 게 없다. 물론 현대에도 생존에 위험을 주는 일들은 많다.

뱀도 그렇고, 벌레도 그렇다. 뱀과 비슷한 밧줄에도 놀라고 벌레와 비슷한 모양만 봐도

소스라치게 놀라는 이유가 이것 때문이다.

 

하지만 투자에 있어 파충류의 뇌는 큰 오류를 발생하게 한다. 파충류의 뇌가 발생하는 오류 중

가장 두드러진 건 어림짐작 오류다. 인간은 투자시장에서 어림짐작으로 매수하고, 어림짐작으로

매도하는 큰 실수를 반복해서 하고 손실을 입는다. 다음은 어림짐작 투자의 예다.

 

출처 머니투데이

 

강민은 주가를 확인하고 크게 낙담했다. 분명히 사려고 했던 종목이 크게 올라있는 것이다.

좋은 회사인 것 같지만 어닝미스로 고점에서 -30% 이상 떨어진 종목이었다. 매수하기 위해

관심종목에 넣어 두었는데 이 종목이 매수하기 전 크게 오른 것이다.

 

,, 강민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크게 오른 종목을 놓친 것 같아 영 아쉽다.

다시 주가를 확인하다 눈에 띄는 종목을 찾았다. 강민 생각에 분명 좋은 회사인 것 같은데

어닝미스로 크게 떨어진 종목을 찾은 것이다. 고점대비 -30%가 떨어졌다. 이번에도 상승하는

종목을 놓칠까 강민은 서둘러 매수했다.

 

강민이 종목을 매수하는데 어떤 오류를 범했을까?

 

행동 경제학 대가 대니얼 카너먼

 

강민은 매수한 이유는 좋은 회사가 어닝미스로 주가가 크게 떨어졌고, 이 기회에 싼 값에

매수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수 전 정말로 좋은 회사인지 제대로 된 확인을

거치지 않았다. 단순히 경험에 의한 판단으로 회사를 판단한 것이다.

 

이를 대표성 어림짐작(Representativeness Heuristics)이라 부른다.

 

좋은 회사인지, 주가가 떨어진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인지, 왜 실적이 미스인지 등,

다른 요소들을 전부 배제한 채 매수를 진행했다.

 

두번째로 강민은 단지 A회사를 놓친 아픈 기억 때문에 비슷한 상황에 처한 B회사 매수를 결정했다.

좋은 기업이라는 사실(강만의 어림짐작 판단에 의한), 어닝미스(이유는 강민조차 모른다),

그리고 주가가 많이 하락했다는 사실 등 회상에 의한 판단으로 정확한 확률과 두 회사가

처한 특별한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매수한 것이다.

 

이를 가용성/회상용이성 어림짐작(Availability Heuristics)이라 부른다.

 

그리고 강민의 매수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고점대비 -30%의 주가하락이다. 강민은 회사가

처한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이 세운 기준점에 의존해 종목의 가치를

판단했다. 그것도 정확하지 않은 자신의 기억으로 말이다.

 

이를 기준점 편향(Anchoring Bias)이라 부른다. 이렇듯 인간은 잦은 오류를 범해 확률적인

판단을 하지 못한다. 어림짐작은 투자에서 치명적으로 작동한다.

 

 

어림짐작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저지를 수 있는 오류다. 하지만 피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쇼핑에서 그 지혜를 찾을 수 있는데 마트에 가기 전 필요한 물건을 적어서 간다면 충동적으로

장 보는 행동을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다. 목적없이 마트를 배회하면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많이 사게 된다. 하지만 구매목록을 적어서 간다면 시간도 돈도 단축할 수 있다. 종목은 미리

분석하고 때를 기다린다면 충동적인 어림짐작 판단 오류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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