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 경제학 3. 앵커링 편향
3. 앵커링 편향
상승장에서 주식을 매수하고 하락장에서 주식을 매도하는 행동은 모든 투자자에게 해당된다.
당신이 자칭 주식 전문가라 할지라도 피해갈 수 없다. 개인 투자자라면 말 할 필요도 없다.
반대로 행동하면 투자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왜 같은 기업이라도 가격이 비싸 지면 사고 싶고 가격이 싸면 사기가 싫어 질까? 청개구리 같은
심보는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상승장은 그냥 만들어 지지 않는다. 어떤 확고한 믿음이 뒷받침한다.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
경제 활황, 신기술로 인한 뉴노멀 등이 있다.
일단 시장 상승의 이유가 갖춰진다면 광기의 버블이 어디까지 갈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이 시기에는 적정주가라는 말이 무색해진다.
PER, PBR, EPS, ROE등 기업평가 산정지표는
무의미 해지며 내러티브가 시장의 상승을 주도한다. 과도한 레버리지는 이미 넘치는 유동성에
더 큰 불을 지핀다. 그리고 우려를 표하는 몇몇 의견에 새로운 시대(뉴노멀)가 도래했다며 반박한다.
시장 참여자들은 역사 따위 잊는다. 수 없이 반복되어온 자산 가치의 버블과 붕괴는 중요하지 않다.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제2의 석유, 제2의 쌀, 새로운 산업혁명 등등 이름은 붙이기 나름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때 큰 오류를 범하게 된다.
앵커링 편향은 닻 내림 편향으로도 불린다. 머릿속에 박힌 숫자가 기준점이 되는 것이다.
다른 가치 평가는 중요하지 않다. 1불이던 주식이 10불로 올라섰다. 그리고 7불까지 조정을 받고
다시 오르기 시작한다면 시장 참여자들은 7불을 기준으로 삼는다.
애초에 이 회사가 1불에서 7불까지 7배 오른 주식인지, 7불이 적정한 가치인지, 1불은 저평가된
가격이었는지는 중요치 않다. 단지 자신이 최근에 경험했던 가격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으니
싸다고 여기는 것이다.
광기가 지배하는 버블 장세에서는 이 매매법이 신통하게 잘 먹힌다. 그럼 더욱 확고한 기준점이
머릿속에 새겨지는 것이다. 물론 시장은 심리 싸움이고 저항과 지지는 중요한 지표다.
하지만 쓰레기 같은 주식을 오로지 심리로 가치를 판단해 자신의 돈을 밀어 넣는 행위는
도박과 다름이 없다. 도박의 말로는 비참하고, 버블의 말로 역시 비참하다
한번 각인된 앵커링 편향의 지속 시간은 생각보다 길다. 시장상승을 견인했던 요소들이
사라져 가기 시작한다.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은 막혔고, 오히려 거둬들이기 시작한다.
활황을 띄던 경제는 눈에 띄게 지표가 나빠지기 시작하고, 뉴노멀로 불렸던 신기술은 적자 투성이에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렇게 1불에서 10불 그리고 다시 7불에서 12불까지 올라갔던 주식은 폭락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시장 참여자의 머리속에서 7불은 너무 싼 가격이기에 매수한다. 하지만 유동성이 사라진
시장은 가차없었다.
7불에서 5불 3불까지 폭락했다. 그동안 지금은 너무 싸다며 계속 매수했던 사람들은 주식을
방치하기 시작한다. 언젠가는 다시 고점을 회복할 거라는 근거가 없는 믿음으로 장기투자자로
자신을 포장하고 합리화 한다.
어느새 1불에 도달했고 올랐다 내렸다를 반복하자 앵커링 편향이 다시 발동된다. 1불을 마치
시작점으로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래 1불 밑으로는 절대 안 떨어진다며 다시 매수를 시작한다. 하지만 앞서도 말했지만 1불에 대한
가치평가를 한적이 없다. 주가는 어느새 1불 아래로 곤두박질 친다.
극단적인 예시를 들었지만 실제로 꽤 많은 주식들이 위 예시와 같이 움직인다.
앵커링편향을 극복한다면 남들보다 더 나은 투자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