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아 학파와 투자 -첫 번째-
스토이즘으로 배우는 투자 이야기
스토아 학파는 제논이 아테네 광장에 있던 '스토아(서양 건축에서 줄지어 선 기둥으로 된 주랑을 의미함)'에서 제자들을 가르쳤다는 데서 유래하였다. 이 철학은 에피쿠로스 학파와 마찬가지로 헬레니즘 시대에 혼란에서 벗어나 평온한 삶을 추구하고자 하는 사회적 필요에 따라 등장하였다.
스토아 학파의 철학에서 투자를 배울 수 있었다. 고전 철학에서 투자의 원칙을 찾는 건 워렌 버핏의 멘토 이자 파트너로 유명한 찰리 멍거가 대표적이다.
스토이즘으로 배우는 투자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
인생에서 우리의 첫 번째 임무는 만사를 두 가지 범주로 나누고 구별하는 것이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상황과 내가 통제하고 내릴 수 있는 결정들이 그것이다.
-에픽테토스-
내가 스토이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이런 생각 때문이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곳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상당했기 때문이다. 지나고 보면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들에 왜 스트레스를 받고, 신경 쓰고, 고통받았는지 모르겠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건 우리의 의식과 행동이다. 통제할 수 없는 것은 그 외 모든 것이다.
대표적인 투자오류로 통제의 환상이 있다. 피터린치도 책에서 언급한 통제의 환상은 우리가 마치 주가를 통제할 수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피터린치는 휴가 중 주가가 크게 하락하자 더 이상 휴가를 떠나지 않는 어리석은 행동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휴가를 떠나는 유무는 시장의 상승과 하락에 그 어떠한 영향도 끼치지 않는다.
우리는 시장에 그 어떠한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으며 시장을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통제할 수 없는 일들에 에너지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통제가 불가능한 영역에서 아무리 내 에너지를 쏟는다 해도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주가를 하루 종일 쳐다보고 에너지를 낭비한다고 해서 주가는 오르지 않는다. 그런 어리석은 행동을 이제는 그만해야 한다.
우리는 남겨둔 에너지를 통제할 수 있는 부분에 쏟아야 한다.
주가가 떨어졌다고 크게 좌절하는 사람은 주식을 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반대로 장기투자 하겠다고 다짐 하지만 조금만 주가가 상승해도 불안한 마음이 생긴다면 장기투자와 맞지 않는 사람이다.
우리는 주변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사건에 대해 영향력이 없다. 오로지 마음을 다스리는 힘만 가지고 있을 뿐이다. 이 점을 이해하면 다른 방법을 찾게 될 것이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1930년대 이후 미국의 대표적인 지수인 s&p500은 41,850% 오르는 동안 고점에서 -10% 이상 하락한 경우가 88번 있었다. 나스닥은 224,940% 오르는 동안 고점대비 -10% 이상 떨어진 경우가 120번 넘게 있었다.
s&p500의 경우 매년에 한 번씩은 조정장이 찾아왔고, 나스닥에 투자한다면 매년 한번 이상은 경험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지수가 하락하는 것에 그 어떤 영향력을 가질 수 없다.
아무런 대항을 할 수 없는 사건이 매년 벌어진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조정장과 하락장에 매번 대응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우리는 과연 옳은 판단을 내릴 수 있을까? 아니 투자를 하는게 맞는 걸까?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오직 마음을 다스리는 일뿐이다.당신이 이 사실을 이해했다면 더 이상 어리석은 행동을 멈추고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찾아 나서야 한다.
당신이 원하는 대로 사건이 벌어지길 기대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일어나기를 바라도록 하라. 그러면 인생이 순조롭게 흘러갈 것이다.
-에픽테토스-
우리가 원하는 걸 갖는 것은 우리 힘에 의한 게 아니지만, 우리가 갖고 있지 않은 걸 원하지 않고 우리에게 다가온 모든 걸 누리는 것은, 우리 힘으로 할 수 있다.
-세네카-
운명에 순종하는 사람만큼 주식투자에 유리한 사람이 없다. 시장을 이기려고 들면 반드시 화를 입게 된다. 멋대로 예측하고 예측한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화를 내고, 스트레스 받는다면 당장 주식 시장을 떠나야 한다.
아니 주식뿐 아니라 어떠한 투자도 해서는 안 된다.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으니 잘될 수가 없다. 운명에 순응하고 시장 앞에 겸손한 자세로 예측이 아닌 대응을 하며 순리에 따른다면 성공에 이를 것이다.
이는 체념이나 포기가 아니다. 그저 매번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이다. 그래야 매번 반복되는 일에 화가 나지 않을 것이고 스트레스도 받지 않을 것이다.
일년에 한두 번씩 일어나는 조정장과 하락장이 올 때마다 화를 낼 것인가?
지혜롭지 않게 어림짐작으로 결과를 예측 해놓고 틀릴 때마다 화를 낼 것인가?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일에만 집중하자. 중요한 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과 통제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하는 것이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건 내 생각과 행동이고 통제하지 못하는 것은 그 외 모든 것이다.
운명은 자기를 받아들이는 사람을 인도하고, 자기를 거부하는 사람을 질질 끌고 간다.
-세네카-
시장은 우리에게서 단 한 푼도 가져간 적이 없다. 돈을 버린 건 광기에 주식을 사 모으고 공포에 주식을 내던진 우리 탓이다. 시장은 언제나 그랬듯 오른 만큼 떨어지고, 떨어진 만큼 다시 오른다. 평균회귀 법칙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욕심과 두려움은 다행히 우리의 통제 범위 안에 있다.
-우리에게 해를 끼치는 것은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그 일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다.
-에픽테토스-
그대는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 마음을 지배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이것을 깨달으면, 그대의 힘을 찾게 될 것이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드라마 스토브리그를 본적이 있는가? 주인공 앞에 수 없는 난관들과 장애물이 계속해서 나타난다. 이번에는 어렵겠지, 이번에는 굴복하겠지 하는 상황들이 계속해서 나타난다. 하지만 주인공은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고 이성적으로 일을 처리한다.
어려움이 생겼을 때 안절부절 못하고 당황하는 모습을 원하는가? 아니면 스토브리그의 주인공처럼 어려운 난관을 침착하게 해결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가?
만일 위험에 용감히 맞서고, 욕망에 흔들리지 않으며, 역경 속에서도 행복하고, 폭풍 속에서도 평온한 사람을 만난다면, 경외심이 느껴지지 않을까?
-세네카-
마음을 다스리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언제까지 리턴 값이 제로인 허공에 화내기를 계속할까?시간은 많고 투자는 오래 해야 한다. 남은 시간이 50년이라고 쳐도 당신 앞에 50번이 넘는 시련이 찾아올 것이다. 이제부터 연습한다는 생각으로 떨어지는 주식 앞에서 화를 내기보다,내가 관여할 수 있는 것이 없구나 하는 마음으로 관망하는 연습을 해보자.
보유 중인 주식이 걱정돼서 잠이 오지 않는다면 그건 나의 몫이 아님을 알아 두자. 오랜 시간 투자를 해야 한다. 평생 그렇게 불안에 휩싸여 잠 못 이루는 투자를 지속할 것인가?
들여다보지 않아도, 혹은 오르거나 떨어져도 평상시와 같은 마음을 유지했을 때 비로소 진정한 투자자가 될 수 있고,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는 투자자로 남을 수 있다.
현자는 결과가 아니라 행동의 의도에 관심이 있다. 초기 해동은 우리가 통제하지만, 그 끝은 행운의 여신이 결정한다.
-세네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