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이야기/주식투자 이야기

투자 도서 추천해 주세요!

개똥 철학자 2023. 4. 1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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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도서 추천해 주세요!

 

누군가가 투자를 가르쳐 달라고 한다면 당신은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 투자 거장들의 격언을 말해줄 수도 있고, 당신이 겪은 경험을 공유해 줄 수도 있다.

 

주식투자를 배우기 가장 좋은 방법은 뭘까? 아마 투자 관련 책을 보는 게 아닐까? 그래서 책을 추천해 주는 것이 가장 좋은 조언일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책을 보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누가 책을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미국의 심리학자 칼 로저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설득 만으로는 상대방을 바꿀 수 없다. 더 나아지겠다는 본인의 의지가 필수 조건이다.”

 

 

누군가에게 진실한 조언을 해주고 싶어도 조언을 받는 사람이 준비되지 않았다면 소용없다. 그가 원했다고 해도 달라지는 건 없다. 단순히 원하는 것만으로는 소용없다.

 

그렇기 때문에 당신이 누군가에게 책을 추천한다고 해도 당신이 그 책을 읽고 느꼈던 것을 상대방도 똑같이 느낄 것이라 생각하면 안 된다.

 

같은 책을 보더라도 어떤 환경에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보는지에 따라 받아들이는 정보의 양과 질이 달라질 것이다.

 

한번 보고 책장에 고이 모셔두었던 책을 시간이 흐르고 다시 꺼내 본다면 내가 읽었던 책이 맞나 싶을 때가 있다. 그게 책의 매력이다. 책은 누가 읽느냐. 언제 읽느냐에 따라 주어지는 힘이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책이 좋다.

 

 

누군가에게 책을 추천한다면 어떤 책을 추천해야 할까? 내가 감명 깊게 읽은 책? 유명한 책? 뭐 든 좋다. 책은 많이 읽을수록 좋으니까. 하지만 딱 한 권 추천을 해줘야 한다면 어떤 책이 좋은지는 추천을 해주는 사람보다 추천을 받는 사람이 더 잘 알 것이다.

 

그래서 책을 고를 때 다른 사람의 추천도 중요하지만 본인의 생각이 더 중요하다. 앞서 얘기한 투자성향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다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처한 상황과 환경을 파악하는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메타인지파악이 중요하다. 내가 주식투자를 공부하기로 결심했다면 먼저 왜 주식투자를 하고 싶은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실제적으로 내가 원하는 정보가 무엇인지 아는 게 중요하다.

 

투자의 교과서

 

물론 처음 읽는 책이 투자 거장의 교과서 같은 책이라면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감정은 책을 읽는 순간뿐이다. 책을 덮고 실제로 투자를 하면서 적용하기란 쉽지 않다.

 

만약 당신이 워렌버핏의 책을 읽고 가치 투자, 장기 투자를 결심했다고 가정해 보자. 하지만 당신이 투자할 수 있는 자본금은 소액이다. 당신이 버핏의 투자 방식을 결심한 데는 버핏처럼 부자가 되고 싶은 감정이 큰 부분을 차지했을 것이다. 버핏의 자산이 아니라 원칙이 마음에 들어서 가치 투자를 결심했다면 달라지지만 대부분은 버핏의 자산이 더 큰 부분을 차지했을 것이다.

애초에 버핏의 자산이 아니었다면 그의 원칙을 쳐다보지도 않았을 거니까.

 

하지만 당신은 당장 돈을 벌고 싶은데 버핏의 투자 방식에는 필수적으로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확신도 없는 상태에서 당신이 그 투자를 수십 년간 지속할 수 있을까? 어림도 없다.

 

하지만 당신이 투자 경험을 어느 정도 쌓고(실패를 했든 성공을 했든 중요하지 않다) 버핏의 책을 봤다고 가정해보자.

 

워렌버핏의 원칙에서 배울 점이 생긴다. 그동안 당신이 했던 매수와 매도가 버핏의 원칙과 어떻게 다를까? 버핏이었다면 그 종목을 매수했을까? 매수했다면 그 타이밍에 매도했을까?

 

버핏의 입장에서 당신의 행동을 점검할 수 있다. 얼마나 큰 도움이 되겠는가?

 

그렇게 버핏, 피터린치. 앙드레 코스톨라니. 하워드 막스. 윌리엄 오닐 등등 투자 거장들의 책을 흡수한다면 당신의 투자가 조금 더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책을 읽을 때 꼭 필요한 요소는 아니지만 조금 더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읽으려면 자신만의 투자원칙이 필요하다.

 

 

나는 성공한 투자자는 아니다. 하지만 내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책을 통해 투자 원칙을 세웠다는 점이다. 노후를 준비하는 게 투자의 절대적인 목적이었고. 그게 맞춰 투자를 하기로 했다. 노후까지는 많은 시간이 남아있기에 선택할 수 있는 투자가 많았다.

 

사람들은 언제나 최고의 수익률을 원하지만 오랜 시간 성공을 유지한 사람들은 최고 수익율을 내지 않았다. 꾸준한 투자율을 보였다. 오랫동안 괜찮은 수준의 수익율을 유지하는 것이 훨씬 더 나은 결과를 낳는다. 그러니 닥치고 기다려라. 시간의 힘이 복리의 힘이 너희를 부유케 할 것이다.

-돈의 심리학 중-

 

장기 투자가 단기 투자보다 확실하게 좋은 점은 복리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복리수익은 높은 수익률보다 안정적이고 오랜 기간 지속되는 수익률이 중요하다. 안정적이며 오랜 기간 지속되는 수익률을 얻기 위해서는 원칙이 중요하다. 원칙을 지키는 투자만이 기복 없는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으며 이는 곧 복리수익으로 이어진다.

 

나의 경험은 일반화될 수 없고 나보다 많은 책을 읽고 연구한 사람들도 수없이 많다.

그럼에도 부족하지만 내가 경험한 내용을 조금 공유해 볼까 한다.

 

레미제라블 10주년 기념 공연

 

나는 어려서부터 궁금한 내용이 생기면 관련된 책을 읽었다. 그래야만 직성이 풀렸다. 예를 들면 우연히 관람한 뮤지컬에 관심이 생겨 뮤지컬 관련 정보를 찾다가 레미제라블(뮤지컬)을 보게 됐다. 그때부터 나는 레미제라블에 관련된 모든 것을 읽기 시작했다. 레미제라블 원작은 물론이고 프랑스혁명과 프랑스 역사에 관련된 책도 모두 사서 읽었다.

 

그러다 보니 프랑스 샹송을 좋아하게 됐고 프랑스 역사를 좋아하게 됐다. 혁명에 관해서 찾다 보니 한국의 민주화 과정에도 관심이 생겨 관련된 책을 모조리 읽기도 했다.

 

투자를 시작한 건 굉장히 어린 나이였다. 당연히 관련된 지식도 없었고 단순히 영화를 보고 멋있다고 생각해서 시작했다. 나는 투자를 어떻게 배워야 할까라는 고민조차 하지 않았다. 책을 보고 배우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투자 관련 책들을 사서 무작정 읽기 시작했다. 재밌는 건 많은 책을 읽었지만 당시에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유명한 피터린치에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도 읽었지만 어린 나에게 감명을 주지 못했는지 피터린치는 내 기억 속에 남아있지 못했다.

 

투자를 몇 년 해보니 나만의 투자 원칙을 세우고 싶어졌다. 그래서 거장들의 책 위주로 읽기 시작했다. 여러 거장들의 책을 읽다 보니 처음에는 혼란이 왔었다.

 

존 보글의 책을 읽고 지수투자를 시작했고,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책을 읽었을 때는 사이클 투자를 꿈꿨다. 데이비드 드레먼의 책을 읽었을 땐 저평가 가치주를 찾고 싶었다. 피터린치의 책을 읽고 많은 주식을 보유하고 싶었고, 워렌버핏의 책을 읽고는 집중투자가 좋아 보였다.

 

윌리엄 오닐의 책을 읽고 장기투자는 과연 옳은가?라는 의문을 가졌고, 켄피셔의 책을 읽고는 소형주 장기투자에 관심이 생겼다. 그런가 하면 나심탈레브의 책을 보고는 개별종목에 대한 신뢰가 깨지기도 했다.

 

에드워드 켄슬러의 금융투기 역사를 읽고 주식 시장에 대한 네거티브가 생겼지만 팩트 풀니스를 읽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바뀌기도 했다.

 

유일한 장점으로 생각하는 다독은 여러 분야와, 여러 관점의 책을 읽는 데 도움이 됐지만, 투자를 대하는 나의 관점에는 혼란을 줬다.

 

하지만 원칙이 생긴 후로는 책을 읽을 때 정보를 취득하는 과정이 이전과 100% 달라졌다. (원칙도 책 덕분에 생겼다)

 

책을 읽는 속도도 빨라졌다. 원칙이 생기자 투자 관련 도서가 아닌 책에서도 투자 관련 아이디어와 태도를 배울 수 있게 됐다.가장 많은 도움을 받는 분야는 철학, 심리학과 같은 인문학 분야다.

 

https://hedonia.tistory.com/76

 

스토아 학파와 투자 -첫 번째-

스토이즘으로 배우는 투자 이야기 스토아 학파는 제논이 아테네 광장에 있던 '스토아(서양 건축에서 줄지어 선 기둥으로 된 주랑을 의미함)'에서 제자들을 가르쳤다는 데서 유래하였다. 이 철학

hedonia.tistory.com

 

특히 철학책을 읽을 때는 정말 놀라울 만큼 투자 마인드와 일치해서 놀랄 때가 많다. 심리학 책은 말할 것도 없다. 내가 투자에서 세운 원칙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게 행동경제학이고 행동경제학은 심리학이 베이스기 때문이다.

 

또 고전 책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고전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태도에서 투자를 배울 수 있었다. 왜 투자 거장들이 철학과 고전에 영향을 받아 원칙을 만들었는지 알 것 같았다.

 

원칙은 흔들리지 않는 기준점과 같은 것이다. 이제는 어떤 투자 관점의 책을 봐도 내 원칙은 지키면서 배울 점은 배울 수 있게 됐다. 그렇게 되자 읽고 싶은 책은 더 많아졌고 더 많은 정보를 얻게 됐다.

 

원칙이 생기기 전이었다면 소음이 될 수 있었던 것들이 정보로 다가왔다.

 

누군가 내게 투자를 가르쳐달라고 하면 손사래를 친다. 나는 누구를 가르칠 능력이 없다. 애초에 내가 투자 원칙을 노후 준비로 정한 것도 투자에 번뜩이는 재능이 없었기 때문이다. 대신 책을 추천해 줬다.

 

하지만 같은 영화를 보고도 취향 차이가 생기듯 책도 마찬가지였다. 많은 책을 읽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바쁜 직장인이라 많은 책을 읽기 어렵다면 본인이 처한 상황과 환경을 돌아보며 어떤 투자가 하고 싶고 또 알맞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책을 골라서 읽는다면 재밌어서 시간이 가는 줄 모르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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