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모 맹목 현상
미리 보는 세줄 요약
1. 투자 분수 모형에서 분자보다 분모에 신경 써야 한다.
2. 몰빵 했거나 자극적인 언론기사 탓에 투자자는 분자 값에 휘둘려 감정적인 대응을 한다.
3. 자산 배분(현금 비중)의 중요성, 그리고 언론과 미디어, 경제지표를 조심해야 한다.
제이슨 츠바이크가 쓴 투자의 비밀에서는 다음과 같은 투자 분수 모형이 나온다.
수익 혹은 손실 총액자산 총액
기본적은 투자 분수 모형이다. 분모에 해당되는 재산 총액은 하루하루 변동성이 크게 움직이지 않는다. 하지만 분자에 해당하는 수익 혹은 손실의 총액은 변동성이 심하다.
당신의 수익이 100만원이었다가 오늘 50만원을 손실 봤다고 가정하면 분자는 당일 -50% 감소가 된다. 하지만 당신의 자산 총액이 1억이었다면 분모에 해당되는 자산 총액은 당일 -0.5% 감소다.
-0.5% 손실에 가슴 아파하며 충동적인 판단으로 투자를 그르칠 투자자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50%에는 경험이 많은 투자자라 할지라도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판단할 때 분모보다 분자를 대입해 결정한다. 아이러니 하게도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다. 이렇게 잘못된 기준으로 판단을 하는데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몰빵 투자다. 잘못된 투자 습관을 가진 투자자들은 분모 값과 분자 값이 동일하다. 몰빵 투자를 하는 투자자들은 대부분 만회효과(손실 구간에서 위험한 선택을 선호하는 현상)때문이다. 이미 손실을 본 후 빠르게 만회를 하기 위한 선택이다. 매몰비용 오류에 빠진 것이다.
그 외 몰빵 투자는 잘못된 투자습관이나 투기성 매매다. 금융은 시간을 돈으로 바꾸는 과정이라는 것을 간과한 선택이다.
둘째 미디어다. 미디어는 늘 자극적인 주제가 필요하다.
위 기사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국민연금을 운용하는 연기금이 80조를 손실 봤다고 하니 굉장히 자극적으로 보일수 있다. 연기금은 900조 이상을 운영한다. 해당 기사는 연기금이 하락장에서 -5% 정도의 손실을 봤다는 뉴스다.
미국의 억만장자이자 투자계의 거부인 필립 피셔의 아들로 유명한 켄 피셔는 자신의 저서에서 언론은 자극적인 제목을 뽑기 위해 %가 아닌 지수로만 표기한다고 말했다.
“나스닥 과도한 금리 인상으로 하루만에 100포인트 하락 충격”
“나스닥 과도한 금리 인상으로 하루만에 0.8% 하락”
당신은 두가지의 기사 중 어느 기사 제목이 더 자극적인가? 언론사는 분모 맹목 현상을 이용해 자극적인 제목으로 관심을 끈다.
현명한 투자를 이어가기 위해서 분자 값의 변화보다 분모 값으로 사고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자산 배분에 신경 써야한다. 계란을 한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말은 많이 들었다. 하지만 또 반대쪽에서는 집중투자를 해야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어떻게 판단하고 움직여야 할까?
투자는 심리게임이다. 남들과 심리 싸움에서도 이겨야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나와의 심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나와의 심리싸움에서 지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시장은 똑똑하고 돈 많고, 투자를 잘하는 사람이 오래 살아 남는 게 아니다. 살아남은 사람이 똑똑하고, 돈도 많이 벌 수 있고, 투자를 잘하는 것이다.
살아남기만 한다면 분모는 점진적으로 증가한다. 나의 총 자산을 불리는데 집중해야 한다. 하지만 당신이 흔들릴 만큼 큰 금액을 투자한다면 한두번 성공해서 큰 돈을 벌 수도 있지만 같은 방법으로 큰 돈을 지키는 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다. 꼭 자산을 여러 섹터에 분산하지 않아도 된다. 집중투자 해도 좋다. 단 당신의 심리를 지켜줄 수 있는 만큼 투자하고 나머지는 현금으로 보유하면 된다.
워렌 버핏의 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의 현금 자산은 22년말 1470억 달러에 달한다. 물론 버핏의 현금보유는 심리적인 효과를 위해서만은 아니다. 기회가 왔을 때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보유한다. 하지만 버핏의 현금 보유 성향이 없었다면 그가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을 지 알 수 없다.
나도 주식 비중과 현금 비중을 매달 확인한다. 현금 비중을 일정 수준으로 가졌을 때 하락장에서 그 어떤 두려움도 느끼지 않는 걸 몸으로 직접 체감했고 배웠다. 그리고 값 싸진 주식들을 충분히 매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지겹게 얘기했지만 1년에 한번 조정, 3년에 한번 하락장은 찾아온다. 아무리 멘탈이 강한 투자자라 할 지라도 매번 찾아오는 위기에서 살아 남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빠르게 분자를 키워 부자가 되기 보다 점진적으로 분모를 키워 부자가 되는 방법을 택한다면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
두번째 언론(뉴스, 유투브, 신문 등등)과 각종 경제지표, 그리고 수많은 경제와 투자 예측에 현혹되지 않는 것이다.
SNS와 미디어의 발달로 투자하기가 편해졌다. 수많은 정보와 경제지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말은 전세계 수억명이 똑같은 정보를 볼 수 있다는 말이다. 하루에도 몇 개씩 쏟아지는 경제지표를 전부 챙겨보며 대응하는 사람들은 몇 번의 실수로도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매달 발표되는 CPI를 보고 매번 대응하고 매번 성공한다는 게 가능할까? 초단타 매매를 한다면 이해한다. 하지만 당신이 초단타 매매로 성공할 능력과 재능이 있는지 확신하는가?
트레이딩을 전문으로 하는 전업 투자자가 아니라 당신이 일반 투자자라면 분자 값에 휘둘리기 보다 분모 값을 점진적으로 늘려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봐야 한다.
지표에 대한 해석을 내놓는 수많은 언론매체와 미디어를 대할 때도 다음과 같은 자세를 지녀야 한다.
“연준 물가 감소로 금리 인하할 예정” 와 같은 기사를 읽었다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보는 것이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어떤 근거로? 다른 매체는 어떻게 말하는가? 반대되는 의견은 없는가? 등 후속 질문을 계속 던지며 언론과 미디어의 해석에 경계를 해야 한다.
진부한 옛말이지만 티끌 모아 태산이다. 티끌이 태산이 되는 순간 복리의 기적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자.
분자 값에 휘둘리지 않고 분모 값을 점진적으로 키우는 투자자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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