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는 차들이 안 다니는 한적한 도로가 있다.
산책로로 향하는 도로여서 차보다는 인도로 다니는 사람이 더 많다.
새벽에는 지나가는 차도, 사람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데 산책로가 가깝다 보니 신호가 많다.
새벽에 지나다니는 차도 없는 곳에서 신호에 걸린다면 당신은 신호위반을 할 것인가?
한번의 신호위반이 사고로 이어질 확률은 매우 낮다.
하지만 같은 장소에서 매일 신호위반을 한다면 사고로 이어질 확률은 얼마나 올라갈까?
누구나 빨리 가고 싶은 마음은 똑같다. 하지만 누군가는 신호를 지키고, 누군가는 신호를 위반한다. 단순히 법이기 때문에 지키는 사람도 있고, 사고의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아 지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인간은 법을 지키지 않았을 때 죄책감을 느낀다.
하지만 인간의 죄책감에는 한계치가 있다. 한계치를 넘으면 더 이상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나쁜 습관이 되는 것이다. 처음 한 두 번의 신호위반에는 죄책감을 느끼지만, 그 이후에는 죄책감 없이 신호를 위반할 것이다.
투자 자문서를 아무리 많이 읽은 사람이라 해도 눈앞에서 큰 수익을 거두고 있는 사람이 “이 주식을 사세요. 지금 사도 최소 두 배는 갑니다!”라고 말을 한다면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 길은 분명 쉬운 길이다. 큰 노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저 매수하면 그 사람처럼 큰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 같다. 빠르게 행동으로 옮긴 몇몇 사람들은 벌써 수익을 보고 있다.
이론으로 아무리 행동경제학에서 인간이 보여주는 오류들을 배웠다고 해도, 실제로 욕심과 마주하게 되면 뿌리치기 쉽지 않다.
한번은 행운이 따라 수익을 거둘 수도 있다. 그런 경험은 누구나 한두 번씩은 있다. 반대의 경험도 있겠지만 친절한 뇌는 고통스러운 기억은 망각하고 좋았던 기억만 남겨준다.
대부분의 투자자 들은 자신만의 투자 철학이나 원칙조차 없이 투자한다. 그나마 투자 철학이나 원칙이 있다면 수익과 관계없이 좋은 투자자가 될 수 있다.
수익은 투자 철학과 원칙을 끝까지 고수하는 사람에게 찾아온다. 하지만 기껏 자신의 투자 철학과 원칙을 정해 놓고, 이번 한번은 괜찮겠지, 소액은 괜찮아, 다음부터 안 하면 되겠지 라는 마음가짐으로 엉뚱한 투자를 한다.
당신은 스스로에게 너그러울지 모르지만 죄책감은 그렇지 않다. 곧 당신을 떠날 것이다. 원칙을 무시하는 투자가 한 번이 두 번이 되고, 두 번이 세번이 될 때 성공 확률은 어떻게 되겠는가? 당신의 일탈을 막아줄 마지노선(죄책감)은 남아 있겠는가?
음주운전을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해본 사람은 없다. 원칙에 예외를 두면 안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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