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율 무시 편향
기저율 무시편향은 사람들이 개별 정보만을 선호하여 기저율(어떤 요소가 통계적으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기본 비율)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 오류 유형이다.
설명이 어려우니 다음 예시로 설명해 보겠다.
어느 날 친한 동생이 내게 말했다. 신문을 보니 곧 북한의 태양절이 다가온다. 이번 태양절에 분명 신형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다. 그러니 방산주인 빅텍을 매수하자는 얘기였다.
다음과 같은 대화를 들었을 때 당신은 어떤가? 빅텍을 매수하고 싶은가? 국내주식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위 내용을 이해할 것이다.
“북한의 도발이 있으면 방산주인 빅텍의 주가는 오른다.”
단순한 명제이지만 북한의 도발이 잦은 만큼 자주 접하는 소식이기 때문에 그렇게 믿고 있다.
나는 동생에게 북한이 미사일을 쏘면 빅텍이 오를 확률이 얼마나 되냐고 묻자 그는 99%라고 답했다.
"99% 정확하다는 주장은 사실이더라도 아무런 의미도 없는 말일지 모른다.
(A Claim of “99 Percent Accurate” Can Be Both True and Meaningless)"
다만 동생은 태양절이 4월 25일인 줄 알았지만 4월 15일이었다. 지난 태양절에 북한이 미사일 발사했는지 알아봤다.
북한은 동생의 말처럼 정말 태양절을 이틀 앞둔 4월 13일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그럼 당시 빅텍의 주가를 살펴볼까?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하긴 했지만 빅텍의 주가는 오히려 소폭 떨어졌다. 태양절을 대비해서 미리 3주 전에 매수했다면 이익을 볼 수 있었겠지만 반대로 4주 전에 매수했다면 큰 손해를 봤을 수 있다. 그 타이밍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불가능 하다.
그럼 이번에는 태양절 말고 북한의 다른 미사일 발사일과 빅텍의 주가를 비교해 보겠다.
2023년 3월 19일 오전 북한은 미사일을 발사했다. 3월 19일은 일요일이라 휴장이었다.
3월 20일은 소폭 상승했지만 이후 계속 하락해 오히려 보유했다면 손실을 볼 수 있었다.
북한은 3월 14일 오전 7시 43분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날 빅텍의 주가는 오히려 크게 떨어졌다.
북한은 2023년 2월 18일 / 2월 20일 연속으로 미사일을 발사했다.
2월 18일은 주말이었다. 장이 열리는 2월 20일부터 보면 미미한 수준의 상승뿐이었다.
더 찾아본다면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빅텍의 주가를 올리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정도 확률에 당신의 돈을 단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유로 투자할 수 있을까?
단순한 편견 때문에 기저율을 무시해 벌어진 오류였다.
또 다른 예시가 있다. 넷상에서는 인천을 마계 인천이라 부르며 범죄율이 높은 곳이라 생각한다.
실제로 뉴스에서 인천에서 벌어지는 많은 범죄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통계상으로 실제 인천은 범죄가 많이 벌어지는 마계 인천일까?
인천에 사는 시민들도 그렇게 느끼고 있다. 하지만 실제 통계를 보면 어떨까?
통계는 전혀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인천을 범죄율이 높은 마계도시로 생각하는 걸까?
우리는 이밖에도 얼마나 많은 일들을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할때 이 같은 오류를 범할까?
적어도 소중한 돈을 투자할 때만큼은 기본적 확률을 따져봐야 하지 않을까? 적어도 내가 투자할 종목이 확률적 우위에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또 하나, 여러분들이 만약 이 블로그만 보고 북한 미사일과 빅텍의 주가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그 또한 "기저율 무시 편향"에 속한다.
내가 잘라서 붙인 정보는 나의 주장을 합리화 하는데 유리한 정보 위주였다. 즉 이 글만 보고 북한 미사일과 빅텍 주가는 정말 상관없구나 라고 생각하면 안된다는 말이다. 본인이 직접 확인 해보는 수고로움이 당신의 투자 확률을 조금 더 올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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