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가치
2002년 7월 모든 은행이 공식적으로 주 5일제를 시행했다. 주 5일제는 근로자들의 복지와 생산성 향상을 목적으로 시행됐다. 주5일제와 더불어 근로시간도 점차 줄어들었다. 그리고 이제는 주 4일제의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주 5일제 시행으로 노동시간은 감소했고 생산성은 증가됐다. 고용은 늘었고 근로자의 여가 만족도 역시 증가했다. 시간당 임금이 증가했으며 초과근무 역시 증가했다. 이는 근로자 간 양극화를 낳기도 했다.
주5일제, 혹은 앞으로 진행될 주 4일제나 재택근무의 보편화로 인한 여가시간의 증가는 직업과 근로자 간 임금의 양극화를 만들어 내기도 하지만, 또 다른 방향의 양극화도 생긴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다. 부자도, 가난한 사람도, 권력자도 결국 모두 똑같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이 말한 시간은 상대적이라는 개념은 물리적인 이론만은 아닌 것 같다.
부자와 가난한 자에게 똑같은 시간이 주어진다고 똑같이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양극화는 더 심해질 것이다.
시간은 제대로 사용했다면 저장이 가능하다. 하지만 허투로 보내버린 시간은 모을 수 없다. 다시는 돌아오지도 않는다. 근로시간의 단축은 개인 여가시간의 증가를 불러왔고 이를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양극화는 더 심해진다.
빌게이츠도 시간만큼은 칼같이 지킨다. 시간은 아무리 돈이 많아도 남들보다 더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하루는 24시간, 일하는 시간은 출퇴근 시간 합쳐서 10시간이라고 가정하고, 잠을 8시간 잔다고 해보자. 6시간이 남는다. 밥을 먹고, 씻고, 멍하게 보내는 시간을 3시간으로 넉넉히 잡아도 하루에 3시간이 남는다. 일주일이면 21시간, 한달이면 90시간, 1년이면 1095시간이다.
하루에 3시간이 굉장히 많아 보이지만 무엇인가를 배우고, 현재의 나를 바꾸기에는 부족한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가디언지에 따르면 미국 대학생들이 일주일에 평균 13.5시간 공부한다고 한다. 우리가 남는 시간만 투자해도 대학생들의 학습 시간보다 많다는 사실이다.
물론 매일 3시간을 자기 발전에 투자한다면 좋겠지만 약속도 있고, 쉬는날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반대로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해 봐야 한다.남는 시간에 약속도, 휴식도 취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약속과 휴식에 쓰고 있지는 않을까?
친구들을 만나서 수다를 떨고. 술 한잔 하는 시간이 과연 나의 발전에 얼마나 기여를 하는지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삶의 가치관은 같을 수 없다. 다른 환경과 문화에서 자랐기 때문에 당연히 다르다. 하지만 적어도 자신이 원하는 삶과 분명한 목표가 있다면 시간에 가치를 부여해 보는 것이 좋다.
주변탓, 환경탓, 시간탓은 아무것도 내게 주지 않는다.
조던 피터슨은 주변 탓,남탓할 시간에 자기 방부터 청소하라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방 청소란 단순한 청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어차피 불공평한 세상에서 아무 발전 가능성이 없는 탓은 그만두고 그 시간을 차라리 청소에 투자하라는 말이다.
시간은 공평하다. 우리가 불공평하게 사용할 뿐이다.
돈의 가치
이번에는 돈의 가치에 대해 알아보자.
부는 시간과 다르게 저장이 가능하다. 의지가 있다면 소비하지 않고 모을 수 있다. 하지만 시간처럼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지지 않는다. 돈은 그 어떤 것보다 불공평하게 각자에게 주어진다.
하지만 공평한 시간을 불공평하게 사용하는 우리는 정작 돈을 불공평하게 벌어서 공평하게 소비하려고 한다.
명품, 오마카세, 해외여행, 비싼차. 큰 집 등등…
남이 하는 것은 똑같이 하려는 소비습관이 내게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돈은 공평하지 않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 돈을 모으라는 말이 아니다. 적어도 돈을 대하는 시점을 바꿀 필요가 있다.
당신에게 100만 원이 있다면 당신은 이 돈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5000원 햄버거 200개
8000원 국밥(국밥 값이 참 많이 올랐다.) 125그릇
10만 원 티셔츠 10장
100만 원 구찌 신발 한 켤레
등등 소비로 돈의 가치를 판단하고 있지 않나?
이제는 다른 관점에서 돈의 가치를 바라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기대수익률을 따져 보자. 평균적으로 미국시장 연평균 수익률(시장 수익률을 상회하는 투자자는 별로 없다.)은 S&P 500 지수를 기준으로 삼는다. 연평균 수익률은 9~10%이며 연평균 물가상승률을 3%를 잡으면 실질 수익율은 7% 정도가 된다.
연평균 실질 수익률 7%는 10년마다 자산이 복리로 두 배가 된다는 말이다. 100만 원을만원을 실질 수익률로 따져서 본다면 10년 뒤에 200만 원, 400만 원, 800만 원이 된다. 기간대비 수익이 적어 보이는가?그래서 일 년이라도 빨리, 백만원이라도 더 투자를 해야 하는 것이다.
시간의 가치와 돈의 가치는 서로 어긋나는 재미있는 관계다. 우리는 각각의 가치가 가지는 특징을 편의주의와 나태함에 빠져 반대로 이용하고 있다.
시간은 공평하고 사용하지 않으면 사라진다. 돈은 불공평하고 사용하지 않으면 모을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하고 나한테 유리하게 적용해 보자.
추신. 이 글은 매일 시간을 허투루 보내는 나 자신을 저격하기 위해 쓴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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