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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인박명

 

북송 후기 대문호 동파 소식은 절간에 갔다가 우연히 본 여승의 아름다움을 빗대어 시를 섰다.

 

쌍협응수발말칠(雙頰凝수髮抹漆)/엉긴 우유 같은 두 볼에 칠흑 같은 머리를 하고
안광입렴주적력(眼光入廉珠的력)/눈빛이 발에 드니 주옥처럼 빛난다.
고장백련작선의(故將白練作仙衣)/하얀 비단으로 선녀의 옷을 짓고
불허홍고오천질(不許紅膏汚天質)/입술연지는 본바탕을 더럽힐 까봐 바르지 않았네.
오음교연대아치(吳音嬌軟帶兒痴)/오나라의 말소리는 귀엽고 부드러워 아직 어린데
무한간수총미지(無限間愁總未知)/무한한 시간 속 근심은 알 길이 없네.
자고가인다명박(自古佳人多命薄)/예로부터 아름다운 여인의 운명은 대개 기박하니
폐문춘진양화락(閉門春盡楊花落)/문 닫고 봄은 다하니 버들 꽃이 떨어지네.

 

아름다운 여자는 대체로 명이 짧다.

단순히 명이 짧음 만을 의미하지 않고 순탄치 않은 삶을 의미한다아름다움은 그 화려함에 남들의 관심과 부러움을 사기도 하지만 그만큼 시기와 질투를 받고 타인의 괴롭힘을받는다. 하류층으로 태어난 미인의 운명은 더 기구했을 것이다. 상류층의 남자들이 아름다운 여인을 가만히 둘리 없었을 테니...

 

인간은 늘 아름다움을 갈구하고 더 아름다워지고 싶어한다. 그래서 아름다움을 지닌 사람을 보면 선망의 대상으로 삼거나, 소유하고 싶어하고, 소유하지 못했을 땐 시기와 질투를 하기도 한다.

 

완벽하게 일치하지는 않지만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속담과 어느정도 궤를 같이한다.

 

투자시장에서도 가인박명과 같은 일은 자주 일어난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모난 돌이 정을 맞는다.

 

상승장에서도, 하락장에서도, 투자시장에서는 늘 실적이 뛰어난 트레이더가 등장한다. 그들은 늘 자만하고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한다. 어쩌다 시계열이 맞아 운으로 얻은 실적을 실력으로 착각한다. 그리고 시계열을 달라지는 순간 그들의 실적도 달라진다.

 

니콜라스 나심 탈레브는 자신의 저서 행운에 속지마라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일정 시점에서 보면, 가장 큰 성공을 거두는 트레이더는 시장의 최근 순환 주기에 가장 잘 맞는 트레이더다. 치과의사나 피아니스트에게는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하지 않는다. 이런 직업은 운에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아름다운 시절이 있다. 다르게 얘기하자면 외적인 모습에 아름다움만이 아닌 전성기로도 표현될 수 있다. 손흥민의 아버지로 유명한 손웅정씨는 전성기를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유 퀴즈 온 더 블럭 자료화면

 

전성기란 내려가란 신호다

 

누구에게나 아름다운 시절은 오고, 그 시절이 아름다운 만큼 가인박명의 길을 걸을 수 있다. 투자에서도 마찬가지다. 얼마나 많은 수익율과 많은 돈을 벌지에 집중하기 보다, 오래 살아남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

 

“주식 시장에서 10년을 버텼다면 계속해서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20년을 버텼다면 당신의 경험은 다른 사람이 배울 만한 훌륭한 가치가 있다. 30년간 살아남았다면 아주 큰 부자가 되어 풍요로운 은퇴를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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